내 발의 기억

한라산 등정기(한라산의 첫 번째 등산을 기억하며)

청주에서 안전하는 이종섭 2022. 6. 5. 10:07

제주도...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이국적인 느낌으로 관광같은 관광을 할 수 있고,

또 "한라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12년 3월 말, 두 번째 제주도행에서도 한라산 등산 코스가 있었고,

그 때 한라산을 등정하면서 많은 체력 소모와 고생으로

귀가 후 몸살과 코목감기로 며 칠을 끙끙 앓았던...

그 때의 한라산 등정기를 남겨본다.

 

먼저, 첫 번째 한라산 등산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93년 2월 초, 군대 말년 휴가를 군우 김영채, 한용과 함께 3박4일로 무전여행을 갔었던 때~!

천제연 폭포에서. (당시 가물어서 폭포 물줄기가 약하다.)

 

일기장을 찾아 펼쳐 보니...

정식 절차를 밟아 공군 수송기 C-130을 오산터미널에서 타고,

제주도에 내리던 그 때가 1993년 2월 5일.

협재해수욕장, 산방굴사, 중문관광단지 등등 스크랩한 입장권과 자세히도 적은 일기를 읽으니

그 때를 기록으로 남겼던 것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잊고 있었던 에피소드들도 생각 나고... (영채야, 용아, 잘 살고들 있지?!)

 

한라산을 첫 번째로 올라간 그 때는 간밤에 내린 눈과 안개로

윗세오름대피소까지 밖에 오르지를 못했었는데... (영실에서 출발)

관리인의 눈을 피해 고집스럽게 올라갈려다가 들켜서 욕을 태바가지로 먹었던 기억도 생각난다.

 

그 때는 별다른 장비도 없었다.

프로-스펙스 운동화에 현지에서 구매한 아이젠(무전여행이었는데 거금 4천원을...)을 체결하고, 청바지와 사파리자켓에 목장갑을 두겹 끼고 머리에는 수건을 두른 채 펄펄 날면서 등산하고 하산하지 않았던가...

윗세오름대피소에서 내려오는 길에 눈바람을 맞으며.

 

백록담을 보지 못한 그 때의 아쉬움을 풀고자 이번에는 기필코 한라산을 완등하겠다고 벼르며

2012년 3월 31일에 제주도로 출발했다. 그 때 사용했던 아이젠도 챙기고.

 

제주도행 첫 날은 마라도 산책과 몽고인의 마상곡예 등을 관람하고

다음 날(4월1일)에 일찍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한라산 등정에 나섰다.

 

등산 코스는 관음사탐방로로 올라가 성판악탐방로로 하산.

(우리는, 일반적인 다른 이들의 등산코스와는 거꾸로 잡았다.)

 

관음사탐방로로 올라가기 전 그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다.

 

올라가는 길이 여느 등산로처럼 즐거웠는데,

계단이 나타나면서 한숨도 나오기 시작했다.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탓이라고 변명해 본다.

어느 정도 올라 왔던가...

해발 1,100m는 되었나? 슬슬 등산로 옆 흙에서 물결정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길이 시작되면서, 나의 숨도 차오르기 시작한다. 아니 이미 헉헉거리고 있었다.

분명 이 쯤에서는 술이 깼는데...

 

멀리 삼각산휴게소가 보인다. 내 체력은 이미 고갈 상태~!

 

점심 좀 먹으면 괜찮아질려나 했는데... 사진 촬영도 잠시...

12시30분에 등산입구를 폐쇄한다는 관리인의 말에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백록담을 향해 천근만근 발을 들어 옮기다.

 

등산로에서 만난 까마귀... 난 까마귀가 싫지 않다. 꼴찌로 등산하고 있는데 이 얼마나 반가운가..

나를 마중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 관광이란 이런 것이여... 앞만 보는 게 아니고 주변도 둘러보는 것이여~!)

 

설경을 잠시나마 느낀다. 삼나무 고사목도 보이고,

 

삼나무 고사목 옆에서 촬영(인상을 보라. 얼마나 지쳐 있는 지를...)

 

이 때 목도리를 하고, 모자를 썼어야 했는데... 한라산 찬바람이 코목감기의 원인이 될 줄이야.

그리고 3일 뒤에는 얼굴을 한꺼플 벗겼다. 흰눈에 반사된 햇살에 얼굴이 탔기 때문이다.

 

 

정상이 보인다. 등산로를 안내하는 울타리가 내 마음처럼 산만, 복잡하다.

백록담을 기필코 보겠다며 오른 이번 한라산 등정... 얼마나 힘이 들었던 지...

점심을 허겁지겁 먹었던 것, 괜시리 돌도 걷어차고, 입에서는 욕도 나왔던 것...

이제는 웃는다~^-^

 

"한라산동능정상"을 알리는 안내목 앞에서 김규동님과 윤지병님과 함께 촬영.

 

우리 일행이 꼴찌다. 오늘 산행한 모든 일행 중에서 꼴찌다.

그리고, 뒤에 보이는 배경이 백록담인 것을 하산해서 알다니...

백록담을 제대로 감상도 못했다.

관리인이 빨리 하산하라고 얼마나 잔소리를 하던지. 아무리 늦게 도착해도 그렇지...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하산한 상황)

백록담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 그 관리인의 잔소리가 정말 미워진다.

 

다른 동료가 찍은 사진으로나마 그 때의 백록담을 감상해 본다.

 

성판악탐방로로 하산하는 길에 진달래밭휴게소 안내판에서 촬영.

 

하산길이고 비교적 평탄한 길이라서인지 덜 힘들다. 표정에 생기가 돋지 않는가~^-^

진달래밭이라는데... 주변엔 아직 진달래꽃이 피지 않았다. 이 또한 아쉬움인가...?!

 

많이 내려왔다. 주변을 둘러 보니 기형괴목이 눈에 띈다.

중간에 기린 목이 올라와 있는 듯하다. (사진을 크게 보면 뿔과 눈동자도 확연한데...)

 

성판악탐방로를 다 내려와서 다른 등산객에게 촬영을 부탁하다.

 

이 때 찍은 사진 정보를 보니 18시15분경이다. 예상보다 2시간15분 정도 늦쳐졌다.

우리 꼴찌 일행 덕분?에 오늘 코스에서 해수사우나가 생략되었다.

정말 푹~ 담그고 싶었는데... (미안)

 

그런데 참 이상하다. 한라산을 등정하고 목적지까지 다 내려오니 팔팔하다.

뭐 때문일까??? (아직도 궁금~!)

'내 발의 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덕 봄 카페에서  (0) 2025.10.04
맑은 날씨 덕에 백두산 천지를 담아보다  (2) 2025.04.09
말티재 꼬부랑길  (0) 2022.11.11
싱가포르에서의 힐링  (0) 2022.06.05
2011년 5월, 울릉도&독도 여행  (0) 2022.06.04